회사에서 키우던 킹벤자민
예전에 근무하던 회사에 아주 큰 킹벤자민 나무가 하나 있었다. 사람 키보다 훨씬 크고 가지도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어 있어서, 사무실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올 정도로 큰 나무였다.
그때는 식물을 특별히 많이 키우던 건 아니었는데, 그 나무는 이상하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 작은 화분에 들어 있는 식물과는 다르게 나무처럼 크게 자란 모습이 꽤 멋있어서 나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가지치기를 하면서 잘라낸 가지가 생겼고, 그중 하나를 가져와 물에 담가두었다. 바로 뿌리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 그냥 한번 키워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참이 지나서야 작은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버리기 아까워서 화분에 심어주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키우게 된 게 이 킹벤자민이다.
2022년, 심어놓고도 거의 자라지 않았다
처음 화분에 심은 게 2022년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잘 자란 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안 자라서 이게 살아있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잎이 조금씩 나와 있기는 한데 눈에 띄게 커지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완전히 시들어서 죽어버리지도 않았다.
거의 1년 정도를 크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상태로 지냈다.
처음에는 물을 잘못 주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고, 화분이 작은 건가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특별히 뭘 해줄 방법도 몰라서 그냥 상태를 지켜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사진을 보면 정말 별것 아닌 작은 나무였는데, 그 작은 가지 하나가 나중에 사람 키보다 더 커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23년, 테라스로 옮겼더니 갑자기 자라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별 변화 없이 지내던 킹벤자민을 2023년에 옥상 테라스로 옮겨주었다.
테라스는 햇빛을 훨씬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라서 그냥 한번 옮겨본 건데, 자리를 바꾸고 나서부터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거의 자라지 않던 나무가 새잎을 계속 내기 시작했고, 가지도 길게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식물은 역시 자리가 중요한가 싶었다. 1년 동안 거의 그대로 있던 나무가 환경을 바꿔주니 갑자기 자라기 시작하는 걸 직접 보니 조금 신기했다.
사진을 보면 아직 지금처럼 풍성한 모습은 아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많이 자란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이 오면서 다시 베란다로
그런데 테라스에서 계속 키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테라스는 햇빛이 잘 드는 대신 겨울에는 추위를 그대로 맞는 자리라서, 날씨가 많이 추워지기 전에 아파트 베란다로 옮겨주었다.
화분 하나 옮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겨울 동안 밖에 두었다가 냉해를 입는 것보다는 실내로 들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베란다로 옮긴 뒤에는 겨울 동안 크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겨울을 보냈다.

2025년, 분갈이 후 내 키보다 더 커졌다
겨울이 지나고 2025년 봄이 되면서 다시 테라스로 내놓았다.
이번에는 화분도 조금 더 큰 것으로 바꿔주었다. 그동안 같은 화분에서 계속 키웠기 때문에 봄이 되면 분갈이를 한번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갈이를 하고 테라스로 옮겨놓으니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따뜻해지고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서 새잎이 계속 나오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키가 눈에 띄게 커졌다. 처음에는 화분에 작은 가지 하나를 심어놓았던 나무였는데, 이제는 옆에 서보면 내 키보다 더 큰 나무가 되어 있었다.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언제 크나 싶었는데, 막상 너무 커지고 나니 이번에는 어떻게 줄여서 키울지가 고민이었다.
특히 화분과 나무를 함께 옮기려면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차에 싣고 이동하는 것도 가능했는데, 이 정도로 커지고 나니 이제는 차에 태우기도 어려운 크기가 되어버렸다.

생장점을 잘라주고 다시 실내로
여름을 보내고 날씨가 다시 추워질 무렵에는 킹벤자민을 또 실내로 들여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들여놓기만 한 게 아니라 너무 높아진 키를 조금 줄여주기로 했다.
계속 위로만 자라게 두면 실내에서 키우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생장점도 잘라주었다. 위쪽으로 계속 자라는 것을 어느 정도 멈추게 하고, 옆으로 가지를 뻗으면서 풍성하게 자라게 해보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작은 가지 하나를 키우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몇 년 지나서 생장점을 잘라줘야 할 정도로 커졌다는 게 조금 웃기기도 했다.
처음에는 제발 좀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너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2026년, 지금은 베란다에서 풍성해지는 중
현재는 더 이상 테라스로 내놓지 않고 베란다에서 계속 키우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크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화분을 옮겨주면 됐는데, 지금은 워낙 커져서 차에 태우기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그래서 이제는 베란다에서 계속 키우기로 했다.
생장점을 잘라준 덕분인지 예전처럼 키가 계속 위로 자라는 모습보다는 옆으로 가지가 뻗으면서 전체적으로 풍성해지고 있다. 최근에도 새잎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잎이 하나둘 늘어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베란다에서 다른 식물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처음에 비하면 공간을 꽤 많이 차지하는 식물이 되어버렸다.

작은 가지 하나가 이렇게 큰 나무가 됐다
돌이켜보면 이 킹벤자민은 처음부터 잘 자란 식물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잘라온 가지 하나를 물에 담가놓고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싹이 나왔고, 화분에 심은 뒤에도 거의 1년 동안 크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다.
그런데 테라스로 자리를 옮겨주면서 갑자기 성장하기 시작했고, 몇 년 사이에 내 키보다 더 큰 나무가 되어버렸다.
2022년 사진과 2026년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나무가 맞나 싶을 정도다.
처음에는 작은 가지 하나를 그냥 한번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베란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큰 화분이 됐다.
이제는 더 이상 키를 크게 키우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앞으로는 옆으로 가지를 뻗게 하면서 풍성한 모양으로 키워볼 생각이다.
처음에는 "언제 크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지금은 "이제 그만 커도 되겠다" 하면서 키우고 있다.
그래도 새잎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아직도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당분간은 지금 자리에서 천천히 키워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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